비례대표제 선거제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더 나은 선거제도인 것은 분명하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아래의 내용과 같다.

1) 표심을 반영해서 국회/지방의회의 의석이 공정하게 배분된다.

2) 다양한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고, 다양한 계층, 연령대, 성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3) 다양한 정당들이 정책으로 경쟁하므로 정책의 질이 향상된다.

4) 지역구 선거가 의회구성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득표율에 의석배분을 좌우하게 되므로 지역구도가 완화될 수 있다.


세계행복도조사에서 1위를 여러 번 차지했고, 부패 없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덴마크는 대표적인 비례대표제 국가이다. 덴마크의 선거제도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175석의 국회의석을 배분하고, 섬 지역에 추가로 4석의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175석의 국회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기 때문에 1) 다양한 정당이 국회내에 들어간다(다당제).  2) 그리고 1위를 차지한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할 수가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여러 정당들이 연합하여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각 정당들은 자기 정당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정책협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이 채택되고, 소수정당의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연립정부 구성과정에서 관철시킬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당들이 선거에서 더 높은 득표를 얻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정책으로 토론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행복도 1위 덴마크의 행복비결이다.


국제적인 비교조사를 보면, 선거제도가 한 국가의 행복도나 민주주의 수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2016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행복도 1~5위까지를 차지한 국가들은 대표적인 비례대표제 국가들이었다. 6위를 차지한 캐나다의 경우에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표심을 왜곡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는 캐나다의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행복도 56위(2017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51위(2017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에는 소득수준에 비해 행복도가 떨어지는 국가들이다. 그 이유를 선거제도와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복지, 교육,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필요한데,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중심의 선거제도를 갖고는 그런 정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부패가 가장 적은 국가들을 뽑아보더라도, 모두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다양한 정당들이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서로 견제, 감시하는 정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지수에서 상위6위내에 들어가는 국가들도 모두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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